고흐는 37년의 짧은 생애동안 10년간 화가로 살았고 생의 마지막 3년간 32점의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자화상은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된 고흐의 자화상입니다. 이 자화상은 그가 1889년 생 레미 정신 병원에서 그렸는데 다른 작품에 비해 유독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림 속 고흐의 표정에서 심적 상태를 잘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자화상의 전체적인 특징은 붓터치입니다. 배경은 물감을 두텁게 칠해서 질감을 최대한 눈에 띄게 입체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임파스토 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얼굴 표현은 강인한 인상과는 달리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붓놀림이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이 부드러운 붓터치는 다소 차가워 보이는 푸른 옷 색상과 대비를 이루고 역동적인 붓의 움직임은 전체 그림이 하나로 통일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런 화풍은 19세기 그림들 중에서도 고흐의 독보적인 화풍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무엇보다 핵심은 그림 속 고흐가 왼쪽을 향해 쏘아보는 듯한 시선입니다. 얼핏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거만해 보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신과 자신감에 찬 모습입니다. 얼어붙는 듯한 강렬한 눈은 캔버스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보는 눈빛이 아니라 그의 복잡한 내면의 사연을 보는 듯합니다.
그가 1889년 생 레미 정신 병원에서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은 자신의 상태가 괜찮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고흐는 자신의 다양한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 눈이 이전보다 훨씬 차분해지고 얼굴 표정도 나아지고 있어"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흐는 직접 그린 자화상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다른 화가들도 자화상을 많이 남겼지만 유독 고흐의 자화상에 관심이 가는 것은 30여 점의 자화상에 당시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 그의 마음을 표현했다는 점 때문입니다.특히,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된 자화상은 다른 자화상과는 다른 개인적인 미학과 완성도 높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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