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쉴레의 대표작 '죽음과 소녀'입니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 발리와의 헤어짐을 표현한 그림으로 원래 제목은 '남자와 소녀'였다가 격정적인 사람이 끝나고 이별을 앞둔 남녀를 죽음에 비유해 파멸 직전의 괴로움을 묘사하기 위해 '죽음과 소녀'로 바꾸었습니다. 스승이었던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의 구도를 응용한 이 그림은 그림 속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었습니다.
> 죽음과 소녀
'죽음과 소녀'는 4년간 동거를 끝내고 발리와의 마지막 이별의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복잡한 배경 속에 남녀가 서로 끌어 안고 있지만 분위기는 뭔가 이상합니다. 여자는 가늘고 긴 팔로 남자를 옭아매는 듯하고 남자의 초점 없는 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남자는 쉴레 자신이고 복잡한 배경은 그의 복잡한 심경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림 속 여자는 발리입니다. 격정적인 사람이 끝나면 남은 것은 이별입니다. 발리는 어떻게든 쉴레의 그림자라도 붙잡고 싶지만 쉴레는 이미 죽은 사람처럼 묘사되었습니다. 그는 발리의 머리에 입맞춤을 하고 있지만 너무 경직된 자세에서 영혼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남녀의 이별을 죽음이라고 표현을 했고 남녀의 사랑과 헤어짐을 삶과 죽음에 비유를 했습니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공포를 느끼 듯 사랑을 하다 헤어짐과 맞닥들이면 더 이상 익숙한 삶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죽음과 같은 공포로 묘사했습니다.
> 에곤 쉴레
에곤 쉴레는 파격적인 누드화로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논란을 일으킨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화가입니다. 근 16살에 빈 아카데미 미술 학교에 입학해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지만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학교 교육에 반발하며 그만두고 당시 이름을 알리고 있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제자가 됩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클림트의 영향을 받았지만 점차 자신만의 개척해 표현주의 양식을 구축합니다.
표현주의는 강렬한 색채, 단순하고 대담한 형체,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사색적인 이미지화한 그림으로 뭉크의 절규가 대표적입니다. 쉴레는 거친 터치로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그림을 그려 형태를 왜곡했습니다. 지금 보아도 상당히 도발적이고 적나라한 누드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일반적인 누드화는 중요 부위는 자연스럽게 가린 채 사실적이고 아름다움이 기반이지만 에곤 쉴레의 누드화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중요 부위는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자세는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다소 민망한 그림 때문에 풍기문란 죄로 한 때 철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쉴레는 누드는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며 인간 내면의 원초적인 감정의 표현으로 죽음의 공포, 성적 욕망 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그는 그림의 배경은 거의 여백으로 남겨 놓았는데 이것은 고독과 단절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보면 에곤 쉴레에게 누드란 인체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욕망, 자아를 표현하는 예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쉴레는 발리와 이별을 하고 에디트와의 결혼합니다. 그녀와의 결혼은 행복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기면서 쉴레의 그림은 공포와 두려움이 아닌 행복을 담은 그림을 담아냅니다. 하지만 에디트는 당시 유행하던 스페인 독감에 걸려 임신을 한 채 사망을 하고 쉴레 역시 3일 후 28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공교롭게도 쉴레가 사망한 같은 해 클림트도 사망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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