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도 현대 사회에서도 충격과 논란이 된 그림이 있습니다. 그 그림은 바로 구스타프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입니다. 1995년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그림이 전시되자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고 내려 달라는 요청부터 단순한 외설이라고 비평하는 사람들까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 세상의 기원
19세기의 여성의 몸을 그리는 것은 그리스 신화와 같은 여신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리더라도 중요한 부위를 자세하게 묘사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쿠르베는 '세상의 기원'이란 비장한 재목과 함께 노출해선 안 되는 부분을 그것도 클로즈업해 적나라하게 그립니다.
쿠르베의 의도는 그저 아름답게 꾸며진 모습보다는 실제의 모습 즉 리얼리티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림은 쿠르베의 사상을 그대로 담고 있지만 이 그림은 19세기뿐 아니라 현재까지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쿠르베의 그림이 논란이 되는 이유
현시대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쿠르베의 그림은 한마디로 특이합니다. 화려하고 낭만적인 화풍이 유행하던 19세기 당시 그림과는 달리 쿠르베의 그림은 어둡고 특색이 없었습니다. 다른 화가들이 아름답고 신성한 것을 그릴 때 그는 다른 시각으로 자신이 바라본 현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화폭에 담았습니다. 쿠르베도 처음에는 다른 화가들처럼 낭만적인 화풍을 그렸습니다. 그러다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프랑스 7월 혁명 이후 새로운 군주가 즉위했지만 여전히 소수의 권력층이 사회를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시민권을 확대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경제 불황까지 겹치자 결국 1848년 2월 혁명을 시작으로 프랑스 전역에 시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파리의 지식인들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사상과 예술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고 이때 쿠르베가 만난 보를레르, 프루동 등은 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자유와 평등, 인간의 존엄을 인정하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관심을 가자게 됩니다.
그의 사상을 담은 그림이 1849년 '돌 깨는 사람들'입니다.
그림이 살롱에 전시되자 사람들의 시선은 부정적이었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이유는 가로 260cm, 세로 160cm의 거대한 크기로 실제 사람의 크기와 비슷해 보기가 부담스러웠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왕이나 귀족들만이 그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는데 쿠르베의 그림 속 주인공은 이름 모를 서민이 주인공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돌을 깨는 사람은 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회 최하위층의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점이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이유였습니다.
사람들의 야유에도 쿠르베는 계속 그림을 그립니다. 그는 신격화한 그림 대신 현실 그 자체의 일상적인 모습을 꾸밈없이 그렸고 그동안 그린 14점을 제2차 파리 만국 박람회에 출품했지만 형식상 너무 크다는 이유로 거절당합니다. 궁극적인 이유는 서민들의 흙 묻은 손, 고된 일을 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면 전 세계인들이 보는 박람회에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이에 화가난 쿠르베는 후언자의 도움으로 만국 박람회 옆에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40여 점을 전시하고 'realizm(사실주의)'이라는 제목과 함께 당신들이 숨기는 진실이라고 의미를 덧붙입니다. 언제나 항상 존재했지만 예술에서 부정당하고 힘없는 민중들을 쿠르베는 그림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그런 생각이 그림으로 드러나자 그의 그림들은 항상 사람들의 논란이 되었고 그 중 '세상의 기원'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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