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반 고흐는 '감자 먹는 사람들'을 완성합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부부와 자녀들이 고된 농사일을 마치고 저녁으로 감자 몇 개와 차로 끼니를 때우는 장면을 묘사한 이 그림은 반 고흐 자신 스스로 명작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실제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누에넨에 머물 당시 그린 초기작이자 첫번째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리고 고흐의 유일한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 집단 초상화라는 점에서도 독특한 이력이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고흐는 '감자 먹는 사람들' 이전의 작품들은 모두 습작이었다고 할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으로 처리된 이 그림은 누에넨 시절 무려 40번의 습작 끝에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이즈의 유화 한 점과 여러 개의 스케치로 연습한 석판화로도 남겼습니다.
> 감자 먹는 사람들
고흐는 땅에서 캐낸 흙이 묻은 감자와 비슷한 색상인 어스(earth) 컬러를 전체적인 색감으로 선택합니다.
벽의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아 어둠이 깔리는 저녁 시간 때임을 알 수 있고 어둠을 밝히는 램프 하나가 식탁을 희미하게 밝힙니다.
그 아래 다섯 식구가 좁은 식탁과 나지막한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은 이 가족을 더 작아 보이게 합니다.
그림 속 인물들의 얼굴은 힘든 표정이 역력하고 먹을 것이 부족한 척박한 삶을 표현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고흐는 작품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가난하고 힘든지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노동에 대한 진정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고흐는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감자 먹는 사람들'도 그림에 대한 생각을 남겼습니다.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 먹는 사람들이 접시에 내민 손, 자신을 닮은 그 손으로 땅을 일구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싶었어. 그 손은 손으로 직접 하는 노동으로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음식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 그림의 논란
'감자 먹는 사람들'은 지금은 고흐의 대표적인 명작이지만 당시에는 상당한 비판을 받습니다.
그림 속 등장인물들은 해부학적으로 비율이 맞지 않고 표현력과 기교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런 논란에도 고흐는 농민들의 진솔하고 모습이 그대로 담아낸 이 그림을 좋아했고 이런 그의 생각은 동생 빌헬미나에게 보낸 편지에 잘 적혀 있습니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은 먼 훗날 내 그림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그림으로 남을 거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센트 반 고흐, 해바라기에 얽힌 사연 (0) | 2023.12.02 |
---|---|
반 고흐의 까마귀가 있는 밀밭 (0) | 2023.11.27 |
밀레의 '만종' - 숨겨진 진실 (0) | 2023.11.18 |
밀레의 '이삭 줍기' 속 이야기 (0) | 2023.11.15 |
고야, 아이를 잡아 먹은 사투르누스 (0) | 2023.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