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는 해바라기의 화가라 불릴 만큼 생전 11점의 해바라기를 그렸고 그중 7점이 남아 있습니다.
고흐가 해바라기를 처음 그린 것은 파리에서 연작으로 4점을 그린 것을 시작이었고 특별한 의미가 담긴 것은 아를에서 그린 해바라기였습니다. 아를에서 완성된 해바라기 연작은 예전의 작품보다 밝고 빛나는 이유는 당시 고흐의 삶과 관련이 깊습니다.
> 아를의 해바라기 탄생 스토리
1888년 고흐는 파리에서의 생활을 접고 화가 공동체를 꿈꾸며 희망과 설렘을 안고 프랑스 남부 아를로 향합니다. 우리에게 노란 집이라고 알려진 2층집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공동체를 함께 할 화가들에게 초청장도 보냅니다. 하지만 고흐의 예상과는 달리 초대에 응하는 화가는 단 한병도 없었습니다. 꿈에 부풀어 있던 고흐는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를에서 머문 지 6개월이 지났을 때쯤 고갱으로부터 공동체에 함께 하겠다는 편지를 받게 됩니다. 고흐와 고갱은 파리시절부터 알고 지냈는데 고흐는 고갱의 세련된 매너와 작품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사실 고갱이 아를로 온 이유는 고흐의 동생 테오가 고갱을 설득해서 성사된 일이었고 그 사실을 알리 없는 고흐는 마냥 기뻐하며 그의 방을 장식할 목적으로 해바라기를 그립니다. 이때 그린 해버라기가 아를의 해바라기 연작 4점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고흐 스스로 마음에 차지 않아 생략하고 3번째 열두 송이 해바라기와 4번째 열 다섯 송이 해바라기 그림 2점만 고갱의 방에 걸게 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해바라기는 바로 2점의 해바라기입니다.
> 고흐가 해바라기를 선택한 이유
고흐는 왜 고갱의 방의 그림을 해바라기를 선택했을까요?
아를의 지평선 끝까지 드넓게 펼쳐져 있는 해바라기들은 아침에 해가 뜨면 오직 태양만을 바라봅니다. 이렇게 맹목적으로 태양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들은 화병에 꽂혀 더 이상 해를 바라볼 수 없게 되면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시들어버립니다. 오직 태양만을 바라보고 태양이 지면 바로 시들어버리는 해바라기처럼 희망을 바라보고 아를로 왔던 고흐에게는 어쩌면 해바라기가 자신의 자화상 같은 존재였습니다.
고갱이 아를로 오겠다는 소식이 오기 전까지 고흐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림을 계속 그렸지만 세상은 그의 그림을 외면했고 희망을 안고 왔던 아를마저도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절망 속에 빠져 있던 고흐에게 고갱의 소식은 한 줄기 빛과도 같았습니다. 평소 고갱을 좋아했던 고흐는 자신의 자화상과도 같은 해바라기를 그림으로써 기쁨과 감사힌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는 4점의 작품 중 3번째 4번째 해바라기를 고갱의 방에 걸어두었습니다.
하지만 고흐의 마음이 고갱에게 잘 전달이 되지 않았는지 별 반응이 없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갱은 고흐와 다투고 파리로 다시 떠난 이후 고흐에게 방에 걸린 해바라기 2점을 파리로 보내 달라는 편지를 보낸걸로 보아 해바라기를 내심 좋아했습니다.
고갱은 훗날 회고록에서 아를의 방을 추억하며 글을 남겼습니다.
"아를의 방에는 해바라기가 피어 있었고 노란 커텐을 열면 창문으로 햇볕이 쏟아지며 해바라기 황급 빛으로 물들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면 방안 가득히 해바라기 향기가 가득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고갱은 고흐의 해바라기가 마음에 들었음에도 표현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갱은 아를로 가면 고흐가 자신의 제자가 되거나 심복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를에 도착한 고갱은 고흐의 작품들을 보자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난 화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후대 미술학자들은 이 때 고갱이 고흐에게 시기와 질투를 하지 않았나 추측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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