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 X가 논란이 된 이유

1883년 존 싱어 사전트는 마담 X를 완성합니다.

깊게 파인 블랙 드레스에 반짝이는 어깨끈은 어깨에서 곧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고 비현실적으로 잘록한 허리는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여인은 탁자에 몸을 의지한 채 옆을 바라보고 새하얗다 못해 창백한 얼굴은 몽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가 느껴지지만 뇌쇄적인 감각도 느끼지는 작품입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존 싱어 사전트 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작품은 단연 마담 X입니다. 가로 1m, 세로 2m의 대형 그림으로 실제 그림 속 여인과 마주하고 있는 듯 합니다. 메트로폴리탄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이 그림은 사전트의 상징적인 작품이면서도 희대의 문제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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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담 X의 탄생

1883년 미국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사전트는 떠오르는 초상화가로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명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모델이 되어 줄 상류층 여인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는 한 파티에서 부유한 은행가 피에르 고트르의 아내이자 사교계 최고 미인 고트로 부인을 보자 자신의 모델임을 직시합니다. 여러 번의 거절 끝에 부인은 모델 부탁을 수락합니다.

하지만 부인과의 작업은 녹녹하지는 않았고 어울리는 포즈를 찾기 위해 수많은 스케치와 도전을 한 끝에 드디어 찾게 됩니다. 포즈는 미술 역사상 가장 힘들고 어려운 자세가 됩니다.

이 불편한 포즈는 아이러니하게도 부인의 도도함과 도발적인 이미지가 잘 표현되었고 블랙 밸벳 드레스는 하얀 피부결과 대조를 이루며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사전트도 부인도 그림에 아주 만족했습니다.

> 논란의 시작

1884년 사전트는 그림을 살롱전에 출품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공개가 되자 대중들의 맹비난이 쏟아집니다.

평론가와 대중들은 블랙 드레스와 핏기 없는 새하얀 피부는 마치 죽은 사람 같거나 납중독이 된 여자를 그렸다는 둥, 탁자를 짚은 손과 팔이 묘하게 뒤틀려 보여 기괴하다는 둥, 각가지 악평을 듣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드레스의 어깨끈이었습니다.

현대에 들어 엑스선을 그림을 투시해 본 결과한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린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대중들인 그 어깨끈을 보고 선정적이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어깨끈의 논란은 고트로 부인의 어머니가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아 철거할 정도였으니 그 여론이 대단했을 거라 추축 됩니다. 

사전트는 엄청난 비난 속에 결국 흘러내린 어깨끈 수정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수정을 했음에도 여전히 논란에 휩싸였고 한동안 사교계의 이슈가 되었습니다.

> 그림이 비난을 받은 이유

당대 유명한 화가들의 누드화가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는데 누드도 아닌 전신 초상화가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난의 이유는 모델을 한 고트로 부인입니다.

부인의 정신 이름은 바르지니 아멜리 아뇨로 미국에서 태어나 남북 전쟁 이후 침체로 인해 어머니와 함께 파리로 이주합니다. 당시 파리는 경제적은 호황을 누렸고 귀족층의 여인들에게는 화장 산업이 크게 발전하며 파리 경제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당시 화장 법은 진주처럼 새하얀 피부색이 아름다움의 기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피부에 백색 도료를 바르거나 심지어는 에나멜을 발라 납에 중독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고트로 부인은 태생적으로 하얀 피부색과 독특한 외모, 탁원한 스타일리쉬한 감각은 사교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고 그녀의 생각은 적중합니다.

그러나 인기가 많으면 구설도 많은 법이니 너무 하얀 피부를 두고 비소를 섭취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그런 찰나 사전트의 그림이 공개되며 그 루머는 수면 위에 완전히 떠오르며 초미의 관심사가 됩니다. 더욱이 자칭 사교계 최고라 생각해던 고트로 부인의 평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은 사람들에게 눈에 가싯거리였을 겁니다. 그림 부인은 옆얼굴은 당신들의 소문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미지로 비쳐 더 심한 악평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그린 사전트에게도 화살이 날아들며 희대의 스캔들이에 휩싸이게 됩니다.

 

> 이후 사전트의 행적들

사전트는 마담 X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고액의 값으로 팔릴 것이라는 그의 예상과는 달리 대중들의 비난을 받았고 사람들을 의식해서 인지 고트로 부부조차 그림을 거부합니다. 사전트는 화가로서 첫 실패를 겪었고 초상화가로서 입지가 불안해지자 영국으로 도망치듯 떠나게 됩니다.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전트는 이 그림에 대한 애착은 특별했습니다.

살롱전 이후 30년 동안 초상화를 보관하다 고트로 부인 사망 1년 후, 모델 이름은 비밀로 해달라는 조건을 걸고 내 생애 최고의 그림이나는 편지와 함께 191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팔게 됩니다.